촉각 중심 전시 기획서 작성법 – 실제 양식과 사례 포함

촉각 예술 전시, 왜 특별한 기획서가 필요한가

촉각 중심의 전시는 일반적인 시각 중심 전시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기획되어야 한다. 관람자가 직접 손으로 만지고 감각적으로 느끼는 예술을 구성하는 만큼, 공간 배치와 작품 관리, 관람 흐름, 안전성, 감각 UX 설계까지 고려할 요소가 훨씬 많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 특성을 가진 관람객이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작품 설명만으로는 전달이 부족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촉각 예술에 특화된 전시 기획서’다. 전시의 방향성과 감각 경험의 구조를 동시에 담아야 하며, 기획자가 관람자 입장에서 동선을 시뮬레이션해야 하기 때문에 더 섬세한 설계가 요구된다.

 

 

촉각 전시 기획서의 핵심 구성 항목

기획서는 단순히 작품 목록을 나열하는 문서가 아니다. 전시의 철학과 흐름, 그리고 감각적 경험의 시나리오를 담는 설계도와 같다. 가장 먼저 작성해야 할 항목은 전시의 목적과 타깃 관람객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시인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감각 교육형 전시인지에 따라 구성과 동선은 크게 달라진다. 다음으로는 전체 테마와 큐레이션 방향을 설명해야 하며, 여기에 ‘감각 구성표’를 추가로 삽입하는 것이 좋다. 감각 구성표는 각 작품이 어떤 감각을 자극하고 어떤 감정을 유도하는지를 표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전시 공간 도면과 작품 배치 계획, 안전 동선, 참여형 작품 여부, 작품별 체험 방식, 촉각 피드백 내용 등을 세부적으로 작성한다. 작품 보호 장치나 만짐 허용 범위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실제 사례 기반으로 살펴보는 작성법

실제 한 촉각 예술 전시에서는 감정 기반 큐레이션을 중심으로 기획서가 구성되었다. 전시 제목은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정’이었고, 감정별로 구획을 나눠 작품을 배치하였다. 각 섹션은 ‘기쁨’, ‘불안’, ‘안정’, ‘슬픔’, ‘희망’의 감정 주제로 나뉘었고, 작품 옆에는 점자 라벨과 오디오 설명 장치가 함께 배치되었다. 기획서에는 이 감정 흐름에 따라 관람객이 어떤 감각을 언제 느끼게 되는지를 시퀀스 형태로 구성해두었다. 감정을 기반으로 설계된 촉각 동선은 관람객에게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했다. 또한 이 기획서에는 실제 체험 시나리오 예시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기관 승인 및 협찬 유치 과정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결국 이 전시는 비시각 전시 사례로 언론에도 소개되었고 이후 교육 콘텐츠로도 확장되었다.

 

기획서 완성을 위한 실전 팁과 확장 전략

기획서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람자의 감각 흐름을 ‘이야기’처럼 설계하는 것이다. 관람자가 전시장에 들어와서 무엇을 만지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디로 이동하게 되는지를 하나의 서사처럼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획자는 실제 공간을 걸어보며 사전 감각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기획서에는 예산안, 협력 작가 명단, 점자 및 오디오 제작 계획, 작품 유지관리 계획, 전시 종료 후 작품 상태 복구 방법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구성은 미술관이나 문화재단 심사에서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전시 종료 이후 콘텐츠 확장 가능성도 기획서에 언급해두면 좋다. 예를 들어 촉각 예술 워크숍이나 온라인 감각 체험 키트 개발 같은 방향을 제시하면, 전시의 지속성과 사회적 가치가 한층 부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