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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예술

촉각을 시각화하는 전시 디자인 실험

촉각을 시각화하는 전시 디자인 실험

 

1. 감각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다

전시를 만든다는 것은 감각을 설계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전시는 보는 것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감각은 하나만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보지 않고 느끼는 것이 감상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특히 촉각은 오랜 시간 동안 전시에서 보조적인 감각으로만 취급되었지만 최근 들어 점점 주체적인 감상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촉각 전시를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촉각 그 자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거나 반대로 시각 요소를 촉각으로 바꾸는 실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촉각의 시각화, 무엇을 의미할까

촉각을 시각화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손끝으로 느끼는 감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천을 만졌을 때의 안정감이나 뾰족한 금속을 잡았을 때의 긴장감을 색상이나 움직임 또는 조명의 강도로 표현하는 것이다. 감정이 촉각을 통해 전달되었다면 그 감각이 시각적으로도 동일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전시장 안에서는 한 사람의 촉각 반응을 시각적으로 전환해서 주변 관람객이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과정은 감각의 협업이라 볼 수 있다.

 

 

3. 전시장 내에서 실현 가능한 디자인 요소

촉각의 시각화를 실제로 구현하려면 반응형 소재와 인터랙티브 기술을 적절히 결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관람객이 만진 재질에 따라 벽면 조명의 색이 변하거나 천장의 움직임이 달라지는 구조가 있다. 또는 특정 감정 상태가 감지되면 바닥의 패턴이 움직이듯이 변화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한 명이 느낀 촉각 감정을 실시간으로 큰 스크린에 시각화해서 다른 관람객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면 감각적 연결이 생긴다. 이 모든 과정은 기존의 전시 문법을 바꾸는 일이며 관람자 중심의 전시 경험을 만든다.

 

 

4. 감각을 나누는 새로운 예술 방식

촉각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개념은 예술의 언어를 확장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서로 다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각 중심 사회의 장벽을 낮추고 감각 다양성을 존중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예술은 원래 소통의 도구이고 감정의 교류를 위한 매개체다. 그렇다면 감각도 교류될 수 있어야 한다. 촉각이 시각으로 번역되고 다시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 과정은 하나의 완성된 예술이 된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포용적인 전시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