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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예술

미술관에서 만지는 작품 – 촉각 예술 전시의 기준과 실제 사례 분석

 

전통적인 미술관에서 작품을 '만진다'는 것은 금기와도 같다. 그러나 예술의 본질이 감정과 감각의 전달이라면,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예술 접근성 확대와 감각 예술의 확산 흐름 속에서, ‘촉각 예술 전시’는 점점 더 주목받는 형태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일부 미술관에서는 작품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감각의 다원성과 참여성을 예술 감상의 핵심 요소로 재해석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촉각 예술 작품이 미술관에 전시되기 위한 기준, 그에 따른 안전성과 연출 요소, 그리고 실제 사례를 통해 감각 기반 전시가 가져올 예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소개한다.

 

미술관에서 만지는 작품 – 촉각 예술 전시의 기준과 실제 사례 분석

 

만질 수 있는 예술 – 왜 필요한가?

 시각 중심 감상의 한계

  • “보는 것만으로는 감정의 깊이를 전달받기 어렵다.”
  •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몰입 경험 제공 가능

 감각 통합적 예술 감상

  • 촉각은 가장 원초적인 감각으로, 뇌와 정서 연결이 빠르다
  • ‘손으로 느끼는 예술’은 기억과 감정에 더 오래 남는다

 

촉각 예술 전시의 기준

 작품 재질과 형태

  • 손으로 만져도 안전한 재질이어야 하며, 마모에도 강해야 함
    예: 나무, 돌, 금속, 실리콘, 점토 등
  • 날카로운 모서리 제거, 파손 우려 없는 구조 필수

손상 방지 시스템

  • 정기적인 작품 상태 점검
  • 작품별 손상 허용 가이드 설정
  • 촉각 감상을 위한 ‘복제 작품’ 제공하는 경우도 많음

 위생 및 안전 요소

  • 항균 처리된 재질 사용 권장
  • 손소독제 구비, 장갑 착용 유도
  • 다중 접촉 시 작품 보호 코팅 필요

안내 및 해설 시스템

  • 점자 안내문 필수
  • QR코드를 통한 음성 설명
  • 작품마다 ‘만지기 가이드라인’ 표기 (어디를 어떻게 만져야 하는지)

 

실제 전시 사례

 국립현대미술관 ‘촉각으로 느끼는 조형전’

  •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전 관람객 대상
  • 클레이, 나무, 천 등 다양한 재료의 조형 작품 배치
  • ‘만질 수 있는 예술’의 가능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Tactile Gallery’

  •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설 촉각 전시관 운영
  • 유명 조각의 1:1 복제품을 만져볼 수 있음
  • 점자 + 오디오 가이드 완비
  • 작품은 모두 내구성 높은 석고/수지 재질로 제작됨

 일본 오사카 과학관 ‘감각 체험 존’

  •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촉각 중심 전시
  • 손을 통해 소리나 진동이 전달되는 인터랙티브 설치 예술 포함
  • 유아, 노인, 장애인 모두가 감각 체험 가능

 

 촉각 전시에서 연출 요소의 중요성

 조명과 공간의 조화

  • ‘촉각 중심 전시’는 시각 자극을 최소화하고, 감각 집중을 유도해야 함
  • 간접 조명, 따뜻한 색감의 배경, 부드러운 음향 사용

 소리와 진동의 활용

  • 작품 근처에 음향/진동 장치 설치
  • 만질 때 소리가 나는 작품 (소리-촉각 연계 작품)

 관람 동선의 구성

  • 한 방향 흐름으로 설계해 작품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함
  • 유도 블록, 촉각 안내선 포함해 관람을 돕는 구조 필수

 

만질 수 있는 예술, 그 문화적 가치

 예술의 민주화

  •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예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함
  • 예술의 감상 방식 다양화 → 시각 중심 권력에서 감각 중심 평등으로 전환

 몰입 경험의 확장

  • 감정적 반응 유도 → 작품과 ‘관계 맺는 경험’ 생성
  • 비시각적 경험이 시각 기반 감상보다 더 오래 기억됨

 

 

촉각 예술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예술과 관람객 사이의 감각적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전시 방식이다.
전통적 미술관의 규칙을 넘어, 감각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모두가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예술로 확장되는 이 흐름은
앞으로의 예술 전시 방식에 있어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예술은 이제,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도 느끼는 시대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