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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예술

시각장애 예술가들의 창작 이야기 – 그들이 마주한 어려움과 극복의 기록

 

예술은 표현의 자유이자, 감정의 언어다. 그러나 그 언어가 ‘시각’을 기반으로 구성될 때, 시각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은 그 시작선조차도 다르다. ‘보이지 않는 예술’이라는 말은 모순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많은 시각장애 예술가들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손끝으로, 감각으로, 상상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시각장애 예술가들이 경험한 창작 과정 속의 어려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창의력과 도전으로 그것을 극복했는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예술은 반드시 시각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며, 오히려 감각과 내면에 더 가까운 언어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각장애 예술가들의 창작 이야기 – 그들이 마주한 어려움과 극복의 기록

 

 

 시각장애 예술가들이 마주하는 주요 어려움

 1. 공간 인지와 구성의 어려움

작품의 전체적인 형태나 구성을 머릿속으로 설계하고, 손으로 구현해야 한다.
“내가 만든 게 어떤 모습인지 직접 볼 수 없다는 건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입니다.”
— 시각장애 조각가 A씨

  2. 재료의 제한

  • 만질 수 있고, 촉각으로 구별 가능한 재료만 사용 가능
  • 재료 구입 시 질감만으로 판단해야 하는 불편함

  3. 피드백의 한계

  • “잘 그렸어요”가 아닌, “어떤 감정을 전달했는지” 중심의 피드백이 필요
  • 시각 중심 피드백이 아닌 감성 중심 소통 구조 부족

 4. 전시 환경의 비협조

  • 작품을 만질 수 없는 전시 환경이 대부분
  • 관람자와의 소통 단절
  • 예술의 ‘참여성’을 부정당하는 경험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창작 – 극복 방법들

1. 손끝 감각을 훈련한 ‘촉각 스케치’

예술가 B씨는 “손가락 끝의 기억”이라는 표현을 썼다.
작품의 선과 윤곽을 머릿속에서 먼저 형상화한 후,
점자판처럼 특수한 음각판에 그려가며 촉각적으로 ‘스케치’를 한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기억한 이미지를 조각해내는 거죠.”

2. 소리와 감정을 시각화하는 방법

  • 음악, 주변 소리, 사람의 목소리에서 감정 에너지를 형상화
  • 청각적 경험을 촉각적 형태로 전환하는 기법을 스스로 개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곡선이 떠오르고, 드럼 소리는 뾰족한 선이 느껴져요.”
— 시각장애 회화작가 C씨

3. 협업을 통한 창작 보완

  • 비장애 디자이너 또는 친구와 협업
  • 피드백이나 색감 정보는 파트너가, 형태와 감각은 본인이 담당
  • 이질적인 감각의 융합이 오히려 작품의 깊이를 더해줌

4. 특수 도구 사용

  • 점자 기반의 조형 툴, 3D 프린터 기반 조형 가이드
  • 온도·진동 기반 피드백 장치 활용 (형상 확인 가능)

“기계가 완성도를 알려주진 않아요.
하지만 감각이 확장될 수 있는 도구는 제게 ‘두 번째 눈’ 같은 존재입니다.”

 

 

 감각 중심 창작의 진짜 가치

시각장애 예술가들이 창작하는 과정은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본질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정의하는 일이다.

 표현이 아닌 존재로서의 예술

  •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
  • 만질 수 있어야 진짜 내 것이 되는 것

 예술의 확장성

  • 감각의 다양성이 예술 표현의 영역을 넓힌다
  • 이들의 작품은 비장애인에게도 감각의 감수성을 일깨워준다

 

그들의 예술이 가진 힘

  • 진정성: 시각이 아닌 감정과 감각 중심의 메시지 전달
  • 창의성: 기존의 틀을 벗어난 독창적 방식
  • 공감력: 누구에게나 이해되는 ‘감정의 언어’로 전달
  • 영감의 원천: 감각과 상상을 예술로 전환하는 과정 자체가 콘텐츠

 

 

시각장애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은 단지 ‘극복’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감각과 인간의 의지가 만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시각 중심의 세상에서, 이들의 예술은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 준다.
보이지 않는 대신 더 깊이 느끼고, 설명 대신 진심으로 표현하는 그들의 창작은 오늘날 예술의 정의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